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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이었다"...김택연 향한 이승엽 감독의 높은 기대치, 흥행 카드로 떠오른 슈퍼루키들

스프링캠프에서 시선을 모은 특급 신인들이 공식전 데뷔에서 저마다 다른 모습을 보였다. 어떤 선수가 1군 무대에서 계속 생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9일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2024 KBO리그 시범경기 개막전이 열린 이천 두산 베어스파크. 두산이 12-8, 4점 차 앞선 9회 초, 이승엽 감독은 클로저 투수로 신인 김택연(18)을 마운드에 올렸다. 지난해 9월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지명된 특급 유망주다. 스프링캠프에서 배포 있는 투구를 보여주며 마무리 투수 감으로 평가 받았다. 김택연은 삼진 1개를 곁들이며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은 이튿날(10일) 키움 2차전을 앞두고 "내가 본 김택연의 투구 중 최악이었던 것 같다"라며 쓴소리를 했다. 투구 수 16개 중 8개가 볼로 선언될 만큼 제구력이 흔들렸다는 것이다. 이승엽 감독은 "시범경기였지만, 관중들 앞에서 투구하는 게 낯설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전했다. 그러면서도 "공 16개로 마무리 한 게 의미가 있다.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에서도 그런 투구를 할 수 있는 투수라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돌아봤다. 같은 경기에서 키움 1라운더 전준표도 마운드에 올랐다. 4회 말 등판한 그는 선두 타자 김대한과 후속 조수행을 연속 범타 처리했지만, 헨라 라모스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누상에 내보냈고, 김재환에게도 볼넷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이후 이승호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그의 몸 상태를 살폈고, 이내 교체 사인을 더그아웃에 보냈다. 이튿날 홍원기 키움 감독은 "두 타자를 잘 상대했는데, 이후 힘이 들어간 것 같았다. 관중들이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설명하며 "우리(코칭스태프)에서 선수 상태 파악이 조금 늦었다. 김재환을 상대할 때 조금 이상했는데, 실제로 문제가 있었다. 선수 보호가 필요했다"라고 돌아봤다. 전체 1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된 좌완 투수 황준서는 10일 시범경기 데뷔전에서 선발 투수 임무를 잘 수행했다. 삼성 라이온즈 타선을 맞이해 3이닝을 막아내며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 수는 57개. 결정구 스플리터로 김현준, 데이비드 맥키넌를 삼진 처리했다. 2사 1·2루에서 다시 상대한 김현준과 7구 승부를 펼쳤고, 스플리터를 결정구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황준서는 김민우와 함께 5선발 경쟁을 하고 있다. 지난 시즌(2023) 신인왕 후보였던 KIA 타이거즈 윤영철처럼 데뷔 첫 시즌부터 팀 마운드 뎁스 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도 위기 상황에서 100%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날 경기가 열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엔 1만 2000명 만원 관중이 들어섰다. 봄과 함께 야구가 돌아왔다. 2024 시범경기는 그 어느 해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관중 앞 투구를 마친 특급 유망주들은 다음 등판에서 더 날카롭고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줄 전망이다. 주요 관람 포인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1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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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떠나는 선수들 ①] 그라운드 아닌 연구소에서 '스피드업'

KIA 타이거즈는 지난달 이의리 등 젊은 주축 투수 5명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소재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에 파견했다. KIA는 "맞춤형 트레이닝을 통해 구속 증가와 구위 향상을 기대한다"고 했다. 롯데 자이언츠도 2020년 이곳에 투수와 코치를 파견한 바 있다. 한화 이글스도 지난해 2월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과 시설 견학에 나섰다. KT 위즈 에이스 고영표는 소셜미디어(SNS)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훈련법을 익히기도 했다. 겨울에 그라운드나 실내 훈련장에서 땀 흘리는 게 아니라 미국에 있는 '연구소'로 단기 유학을 떠나는 게 트렌드가 된 것이다. '바이오메카닉 피칭 프로그램' 대유행 드라이브라인은 데이터 전문가였던 카일 바디가 2012년 설립한 야구 선수 육성 아카데미다. 바디는 1974년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수상자이자 운동생리학 박사 마이크 마셜이 주장한 바이오메카닉(생체역학) 피칭 이론에 심취했고, 작은 힘으로 효율적인 피칭을 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소까지 설립했다.바디는 전문가 그룹을 구성했다. 자신이 영향을 받았던 마샬, 배리 지토 등 수많은 빅리거 투수들의 트레이너였던 현 '예거 스포츠(팔 컨디셔닝·멘털 트레이닝 전문 센터)' 대표 앨런 예거, 그리고 전직 야구 선수이자 신체 운동학(kinesiology) 박사, 야구 이론서 타격에 관한 과학적 접근(The Scientific Approach to Hitting) 저자인 쿱 디렌 하와이 대학교 교수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한 것이다.이들은 145~150g인 야구공보다 더 무겁거나 가벼운 공을 던지며 신체 가동성을 확장하면, 구속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더불어 적절한 투구 메커니즘과 충분한 회복이 이뤄진다면, 공을 더 많이 던질수록 팔이 강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드라이브라인은 '구속은 타고 나야 한다'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던 상황에서 더 빠른 공을 원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줬다. 또한 생체역학 데이터를 투구에 접목하는 투구 개발 프로그램의 대명사가 됐다. 클레이튼 커쇼·켄리 젠슨 등 성적이나 기량이 떨어진 MLB 정상급 투수들이 이 아카데미에서 재기 발판을 만들었다. 드라이브라인은 구속 증가에 집중했던 초기와 달리 첨단 장비와 전문가를 동원해 선수의 신체 특성과 근육 활용을 분석하며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타자 고객도 많아졌다. 현재 MLB 최고의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도 피로도를 측정하는 데이터를 제공받았다.특히 이 시설이 독자 개발한 프로그램 '플라이오 케어 볼(plyo care ball)'은 선수·지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는 무게가 다른 공(Weighted Ball, 100~1500g)을 활용해 투구 메커니즘 개선과 근력 관리, 신체 혈류 공급까지 활성화하는 프로그램이다.선수들과 함께 드라이브라인에서 연수를 받은 이동걸 KIA 코치는 "무작정 던지는 게 아니라,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자세가 있다.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동작을 최소화하는 습관이 생긴다"라고 했다. 만점자 수강생 배출한 '야구 학원' 양상문 전 롯데 감독은 "태평양 돌핀스 선수 시절이었던 1992년, 전지훈련지였던 브래든턴(미국 플로리다주) 소재 한 연구소에서 바이오메카닉 데이터를 측정해 효과적으로 근육을 쓰는 법을 측정한 경험이 있다"라고 했다. 무려 32년 전이다. 생체역학 데이터를 운동에 접목하는 시도와 이를 전문으로 하는 시설은 이전부터 있었다. 드라이브라인도 설립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몇 년 전까지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 시설이 국내 야구단과 선수들이 시선을 바다 건너에 있는 아카데미에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한화 단장을 역임한 정민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최신 트렌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도태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선수와 프런트 모두에게 생긴 것이다. 뒤처지지 않으려는 위기감으로 인해 야구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지면서 주변을 면밀히 보게 되고, 호기심이 생기거나 이득을 경험할 수 있는 지점이 있으면 (직접) 확인하려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동현 전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결국 투수들이 원하고, 코칭스태프가 눈여겨보는 건 빠른 구속이다. 예전에 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을 배워와서 구속이 7㎞/h 정도 오른 동료가 있었다. 효과를 옆에서 확인한 다른 선수들도 관심을 갖게 됐다"라고 돌아봤다. 최근 몇몇 MLB 구단은 소속 선수의 드라이브라인행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플라이오 케어 볼 훈련법이 구속 상승에 포커스를 맞춘 뒤 부상을 당하는 선수가 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 아카데미를 찾는 선수들이 많아진 건 성공 사례가 더 많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A구단 1군 투수코치는 2020년 NL 사이영상 수상 투수 트레버 바우어가 드라이브라인 모션 분석을 통해 최적의 팔 각도를 찾아 스위퍼를 장착한 사례를 언급하며 "결국 드라이브라인도 수많은 학원 중 하나다. 수강생 중 만점자가 나와서 소문이 나고, 그 효과가 더 부각된 케이스 같다. 이전에 비해 세부적인 매뉴얼을 갖춘 것 같지만, 큰 틀에선 새로운 게 없다"라고 했다.지난해 MLB와 KBO리그 모두 스위퍼가 위력을 발휘하자 꺾이는 각이 더 큰 변화구를 구사하려는 투수들이 많아졌다. 드라이브라인은 구속 향상뿐 아니라 더 큰 무브먼트를 위한 솔루션도 제공한다. 더 나은 공을 던지려는 선수들의 욕구가 그라운드를 뛰어넘어 연구소로 향하고 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2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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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출전·신인상 수상 불발...더 높은 자리 바라보는 윤영철

"다음에 더 좋은 상을 받아야죠."KIA 타이거즈 좌완 신인 투수 윤영철(19)은 지난 4일 열린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조아바이톤 에이상을 받았다. 행사장을 나서는 그에게 "신인상을 받지 못해 아쉽지 않느냐"라고 묻자, 그는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윤영철은 올 시즌 고졸 신인 투수 중 가장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찼고, 부상 없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25경기에 나섰다. 8승 7패·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고교 시절(충암고)부터 정확한 제구력과 영민한 경기 운영 능력, 상대 타자의 스윙 타이밍을 빼앗는 디셉션(투구 시 공을 숨기는 동작) 모두 높은 평가를 받았다. 빠른 공 구속은 140㎞/h 초반이지만, 상대 타자를 '제압'할 줄 아는 투구를 보여줬다. 김종국 KIA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그 자질을 눈여겨 봤고, 이전 3시즌 동안 선발진을 지킨 임기영 대신 윤영철을 선발 투수로 썼다. 윤영철은 신인상에 도전할 수 있는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 시즌(2022) 28과 3분의 2이닝만 소화하며 신인상 수상 조건을 갖춘 2년 차 우완 투수 문동주(한화 이글스)에게 밀렸다. 문동주는 2023 정규시즌, 23경기에 등판해 8승 8패·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국내 투구 최고 구속(160.1㎞/h)을 경신하며 화제를 모았고, 9~10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 선발돼 한국의 금메달 획득을 이끌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KBO 시상식에서 문동주는 총 85표를 얻어 수상자가 됐고, 윤영철은 15표를 받았다. 지난주부터 이어지고 있는 연말 시상식에서도 문동주가 신인상을 휩쓸고 있다. 문동주는 4일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다른 상 수상자로 참석한 윤영철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라는 진심을 전했다. 윤영철도 "(문)동주 형 덕분에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라고 화답했다. 프로 무대 데뷔 뒤 처음으로 참석한 시상식. 윤영철에겐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그는 신인상을 받지 못한 아쉬움보다 언젠가 더 좋은 선수로 인정 받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신인상을 받지 못해 아쉽지 않느냐"라는 덕담에 특유의 해맑은 웃음을 지어 보이며 "더 좋은 상을 받아야죠"라고 했다. 실제로 이날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선 언젠가 최고투수상을 받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윤영철은 항저우 AG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뒤에도 "아쉬운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뛰는 날이 꼭 올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딱 한 번뿐인 신인상 수상 기회는 잡지 못했지만, 윤영철의 시선은 이미 더 높은 무대를 향하고 있다. 윤영철은 올 시즌 보완점을 확인했다. 경험이 부족한 탓에 장기 레이스 노하우가 없었고, 늦여름에는 페이스가 크게 떨어졌다. 올 시즌 고교 시절보다 훨씬 많은 이닝(122와 3분의 1)을 소화한 만큼 비활동기간 보강 훈련은 필수다. 경기 체력, 시즌을 버텨내는 체력을 키우기 위한 운동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KIA는 올 시즌 주축 타자들이 연달아 부상으로 이탈하며 정규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서 밀렸다. 100% 전력을 가동하면 리그 상위권을 노릴 수 있는 팀이다. 한화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안치홍을 영입하며 공격력을 강화했다. 노시환이 홈런왕에 오르며 리그 대표 타자로 올라서기도 했다. 문동주도 이전보다 더 많은 득점 지원을 전망이다. 2023년 대표 영건 투수들의 경쟁은 2024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0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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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보다 70표 적었지만...리그 성적 밀리지 않은 윤영철, '순수 신인' 1등

순수 신인 선수 중에서는 1등이다. KIA 타이거즈 윤영철(19) 얘기다. 윤영철은 지난 27일 열린 KBO리그 시상식에서 신인왕을 '1년 선배' 문동주(한화 이글스)에게 내줬다. 총 111표 중 15표를 획득하며 2위에 올랐지만, 85표를 얻은 문동주와의 격차는 컸다. 문동주는 올 시즌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4월 1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속 160.1㎞/h 강속구를 뿌리며 역대 국내 투수 최고 구속을 경신했다. 그의 위압적인 투구는 야구팬을 매료시켰다. 여기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이후 17년 만에 등장한 한화표 '괴물 신인'이라는 화제성도 더해졌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 국제대회에서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KBO리그에서의 성적만 놓고 보면, 윤영철도 문동주에 밀리지 않는다. 윤영철은 등판한 25경기에서 122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8승 7패·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총 17경기에서 5이닝 이상 소화했고,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팀 내 3위인 7번을 해냈다. 문동주는 2023시즌 23경기에 등판해 8승 8패·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QS는 윤영철과 같은 7번이다. AG 출전 대비 등판 관리를 받은 탓에 총 소화한 이닝은 118과 3분의 2였다. 다승과 QS 기록은 문동주와 윤영철이 같다. 평균자책점은 문동주가 조금 앞서지만, 등판 수와 이닝은 윤영철이 낫다. 등판당 득점 지원은 문동주가 3.13, 윤영철이 3.03이었다. 정규시즌 객관적인 기록만 두고 보면 표 차이(70표) 만큼 격차가 크지 않다. 더구나 문동주는 지난 시즌 데뷔해 1군 무대에서도 13경기를 뛰었던 이력이 있다. 윤영철을 순수 신인이다. 윤영철의 2023시즌 퍼포먼스는 2021년 신인왕을 차지한 팀 선배 이의리 데뷔 시즌 남긴 성적(94와 3분의 2이닝·4승 5패·평균자책점 3.61)보다 낫다. 최근 몇 년 동안 '기교파 좌완 투수'로 주목 받은 신인 투수가 대체로 데뷔 시즌 적응에 실패했지만, 윤영철은 팀 선발진 한 자리를 차지하며 프로 무대에 안착했다. 제구력과 디셉션(투구 시 공을 숨기는 동작)은 베테랑 투수에 밀리지 않았다. 문동주는 27일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뒤 윤영철을 향해 "끝까지 경쟁을 해줘서 시즌 때도 많은 도움이 됐다. 너무 좋은 선수다. 꾸준히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서로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문동주와 윤영철 모두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갈 투수들이다. 첫 번째 공식 경쟁에선 문동주가 웃었다. 윤영철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2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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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 돌입...윤영철 합류·조대현은 관리

2023 KBO리그 정규시즌을 6위로 마친 KIA 타이거즈가 마무리 캠프에 돌입한다. KIA 구단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내달 1일부터 28일까지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에 돌입한다"라고 전했다. ‘4일 훈련, 1일 휴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마무리 훈련에는 2024년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신인 선수 5명을 포함해 28명이 참가해 체력 및 기술 훈련을 소화한다.신인왕 후보 윤영철 참가가 눈길을 끈다. 윤영철은 올 시즌 등판한 25경기에서 8승 7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총 122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했다. 그동안 '기교파 좌완' 기대주들이 기대보다 저조한 데뷔 시즌 성적을 남겼다면, 윤영철은 2년 차 문동주(한화 이글스)와 함께 신인왕 후보가 됐다. 고교 시절 대비 많은 이닝을 소화했지만, 팀 관리 아래 회복 훈련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외야 주전급 이창진과 이우성도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안방 기대주로 떠오른 신범수와 한준수, 그리고 부상으로 조기 시즌 이탈한 한승택도 포함됐다. 한편 지난 9월 열린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우완 투수 조대현은 명단에서 빠졌다. A급 유망주들은 고교 3학년 시절 많은 공을 던진다. 구단도 관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운영철도 마무리 캠프 대신 광주에서 보강 훈련을 하는 주전급 선수들과 호흡한 바 있다. 신인 선수 중에는 투수 강동훈·김민재·최지웅, 포수 이상준, 내야수 김두현이 참가한다. 한편 APBC 참가 선수는 26일부터 광주에서 훈련한 뒤 소집일에 맞추어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날 영입 발표가 공식화된 정재훈 신임 메인 투수 코치와 이동걸 불펜 코치도 합류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2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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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포스트 이정후' 시대 맞이한 KBO리그, 문동주·윤영철·문현빈·김민석 등장 반색

지난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 키움이 5-3으로 앞선 8회 말, ‘KBO리그 아이콘’ 이정후(25)가 타석에 섰다. 두 가지 의미가 있었다. 지난 7월 2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한 뒤 처음으로 복귀 타석을 소화하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이별’의 순간이었다. 이정후는 2023시즌을 끝으로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들긴다. 이정후는 관중석을 향해 모자를 벗어 인사했고, 팬들은 홈·원정 가리지 않고 박수를 쏟아냈다. 이정후는 경기 뒤 그라운드에서 팬들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2017시즌 데뷔한 이정후는 한국 야구 레전드 이종범(현 LG 트윈스 코치)의 아들로 주목받았다. 아버지 이름을 지우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는 신인 선수 데뷔 시즌 최다 안타(179개)와 득점(111개) 신기록을 세우며 신인왕에 올랐고, 이후 꾸준히 성장하며 리그 대표 타자로 올라섰다. 2022시즌에는 타격 5관왕에 오르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국민타자’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 은퇴했을 때, 원래 야구인 다수가 스타 부재를 우려했다. 하지만 이정후가 등장, KBO리그 새 시대의 주역이 됐다. 이제 ‘포스트 이정후’ 시대를 맞이한다. 이정후가 KBO리그에서 뛰는 마지막 시즌, 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젊은 선수들도 많이 등장했다. 대표 선수는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문동주다. 지난 시즌 팔 관리를 받았던 그는 올 시즌 선발진에 합류했고,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8승 8패·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지난 4월 12일 KIA 타이거즈전 1회 말 투구에서는 시속 160.1㎞/h 강속구를 뿌려, 한국 투수 역대 최고 구속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 7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결승전에서는 대만 타선을 상대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KIA 타이거스 1라운드 지명 좌완 신인 투수 윤영철도 강렬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수년 동안 팀 선발진을 지킨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임기영을 밀어내며 5선발을 차지한 그는 올 시즌 등판한 25경기에서 8승 7패·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평균 구속은 140㎞/h 초반이지만, 공을 숨기는 동작(디셉션)과 제구력, 완급 조절 능력을 앞세워 문동주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어필했다. 두 선수는 2023시즌 신인왕을 두고 경합한다. 한화 야수 문현빈도 이정후의 후계자로 손색없다. 그는 출전한 137경기에서 타율 0.266(428타수 114안타)를 기록했다. 역대 신인 선수 7번째로 고졸 신인 데뷔 시즌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이정후의 고교(휘문고) 직계 후배로 주목받은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김민석도 문현빈에 이어 역대 8번째로 이 기록을 세웠다. 신인 선수는 아니지만, LG 트윈스에서 키움으로 이적한 뒤 이정후가 부상으로 이탈한 자리를 잘 메워낸 이주형도 ‘포스트 이정후’ 시대 주역으로 떠올랐다. 그는 키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47경기에서 타율 0.333를 남겼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1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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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김태군 영입+외인 2명 교체 '초강수' 행보 무위...KIA, 극복할 수 없었던 악재들

KIA 타이거즈의 ‘트래직’ 넘버가 소멸됐다. 결국 두산 베어스에 가로막혔다. KIA가 2023시즌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했다. 두산이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1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13일까지 71승 2무 69패를 기록한 KIA는 실낱 같은 희망을 잡고 있었다.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이기는 것은 물론 두산이 14일 LG전 포함 남은 4경기에서 모두 져야 같은 승률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부상으로 시작해 부상으로 끝난 시즌이다. KIA는 간판타자 나성범이 개막 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다가 왼쪽 종아리 근막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고, ‘2년 차 특급 유망주’ 김도영은 SSG 랜더스와의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자신이 친 타구에 오른 발등을 맞고 재활 기간 12주 진단을 받았다. KIA는 버텨냈다. 신인 좌완 선발 투수 윤영철이 기대 이상으로 프로 무대에 잘 연착륙하며 기존 양현종과 이의리와 단단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리그 정상급으로 평가 받던 불펜진은 흔들렸고, 외국인 투수들(숀 앤더슨·아도니스 메디나)까지 부진한 상황에서도 5위로 5월을 마쳤다. 나성범과 김도영은 6월 23일 KT 위즈전에서 나란히 복귀했다. 두 선수 모두 부상 후유증 없이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화력이 향상되자, KIA는 승부수를 띄웠다. 7월 4일, 취약 포지션이었던 포수를 보강하기 위해 삼성 라이온즈에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류지혁을 내주고, 주전급 포수 김태군을 영입했다. 전반기 막판에는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바꾸는 강수를 뒀다. 지난 시즌 대체 선발로 뛰었던 토마스 파노니, 대만 리그에서 기량을 검증한 마리오 산체스가 합류했다. KIA는 이후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팀이 됐다. 8월 24일 KT전부터 9연승을 거두며 질주했다. 2013년 6월 8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까지 해낸 뒤 무려 3730일 만에 이 기록을 다시 썼다. 5위까지 올라섰다. 그런 KIA는 다시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시작은 박찬호였다. 그가 주루 중 손가락을 다치는 부상으로 이탈한 뒤 공격과 수비에서 빈틈이 생겼다. KIA는 9월 12일부터 7연패를 당하며 9연승으로 쌓은 승차 마진을 거의 까먹었다. 연패 중이었던 지난달 19일엔 나성범이 주루 중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닷새 뒤인 24일 KT전에선 베테랑 최형우가 1루에서 상대 야수와 걸려 넘어지며 왼쪽 쇄골 골절상을 당해 시즌아웃 됐다. 3번 타자와 4번 타자가 모두 빠진 상황에서 박찬호까지 이탈했다. 지난 4일 KT전에서 상대 투수 이선우의 공에 왼쪽 손목을 맞았고, 분쇄 골절 진단을 받으며 수술대에 올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에 차출된 야수 최원준은 대회 기간 좌측 종아리 근막 손상을 당했고, 역시 AG를 다녀온 투수 최지민마저 1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사대 타자 타구에 왼쪽 발등을 맞았다. KIA는 이런 상황에서 남은 선수들이 힘을 냈다. 에이스 양현종이 1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이닝 무실점 호투로 11-0 대승을 이끌었고, 이튿날 롯데전도 승리하며 PS 진출 실낱 희망을 이어갔다. 하지만 끌어내릴 수 있는 유일한 팀 두산과의 13일 맞대결에서 1-3으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고, 두산이 14일 LG전에서 승리하며 2023시즌 PS 탈락이 결정됐다. 공격적인 선수 영입으로 부상 변수를 지우려 했지만, 결국 주축 선수 연쇄 이탈 악재를 이겨내지 못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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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ERA 2.56→6.99...현실로 돌아온 KIA 마운드, 예견된 과부하

늦여름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웠던 KIA 타이거즈가 투수진 난조에 시달리고 있다. KIA는 지난 17일 치른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서 3-8로 패하며 4연패에 빠졌다. 양현종과 ‘원투 펀치’를 이루고 있는 외국인 투수 토마스 파노니가 선발 등판했지만, 5이닝 동안 5점을 내줬다. 불펜진도 4이닝 동안 3실점했다. KIA는 지난달 24일 KT 위즈전부터 이달 6일 두산전까지 9연승을 거뒀다. 리그 6위에서 3위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이후 치른 9경기에서 KIA는 6패(3승)를 당했다. 이 기간 타선 팀 타율(0.295)은 10개 구단 중 3위, 타점(43개)은 4위였다. 공격력은 나쁘지 않았다. 반면 팀 평균자책점은 6.99로 최하위였다. 9연승을 거두는 동안 2.56으로 1위였던 KIA 마운드가 급격하게 무너진 것. 김종국 KIA 감독은 한창 연승이 이어지고 있던 5일 두산전을 앞두고 유일한 고민으로 선발진을 꼽은 바 있다. 다른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가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 치료와 복구까지 3주 진단을 받았고, 이의리도 한 번도 문제가 없었던 어깨 통증이 생겼다. 대체 선발 투수가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면, 불펜 투수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사령탑은 이런 악순환을 경계했다.우려는 현실이 됐다. 9연승 뒤 치른 9경기에서 KIA 선발 투수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낸 건 한 번(7일 두산전 양현종)뿐이었다. 선발승은 1승도 없었다. 파노니는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7실점하며 부진한 뒤 17일 두산전에서도 반등하지 못했다. 꾸준히 5이닝을 막아주던 ‘좌완 신인’ 윤영철도 15일 두산전에서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불펜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은 6-6 동점에서 마운드에 오른 15일 두산전에서 유인구 위주의 피해 가는 투구를 하다가 1안타·3볼넷·2실점하며 무너졌다. 불펜에서 궂은일을 가장 많이 했던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임기영도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8회 말, 김현준에게 결승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전반기 셋업맨을 맡았던 우완 장현식과 좌안 최지민도 3할 대 피안타율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7일부터 지난주까지 KIA가 치른 9경기에서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7.64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피홈런(5개)도 두 번째로 많았다. KIA는 산체스가 부상 재활 치료를 마치고 오는 2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하지만 23일부터 좌완 선발 투수 이의리가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 합류하기 때문에 여전히 선발진 한자리는 대체 선수로 메워야 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1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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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1.67→8.07...KIA 불펜진 ERA 급등, 예견된 과부하

뜨거운 9연승 뒤 당면한 첫 번째 고비. 뒷문 방비가 가장 시급하다. KIA 타이거즈 얘기다. KIA는 지난 1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6-8로 패했다. 1-2로 지고 있던 4회 말 공격에서 ‘2023년 히트상품’ 이우성이 상대 선발 투수 브랜든 와델으로부터 만루 홈런을 치며 앞서갔지만, 이어진 5회 초 수비에서 강승호에게 우중간 2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6-5로 앞선 8회 초엔 박준영에게 좌월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9회는 밀어내기 볼넷만 2개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만회하지 못했다. 3연패. KIA는 악재가 많다. 리드오프 박찬호가 주루 중 인대 왼쪽 약지 인대가 손상되는 부상을 안았다. 간판타자 나성범은 지난 10일 LG 트윈스와의 홈경기 중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왼쪽 발가락을 맞은 뒤 출전 관리를 받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분투하던 불펜진이다. KIA가 9연승을 거둔 8월 24일 KT 위즈전부터 9월 6일 두산전까진 팀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하며 임무를 잘 해냈었다. 하지만 8경기에선 평균자책점 8.07로 부진하다. 15일 두산전도 그랬다. 선발 투수 윤영철이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상황에서 조기 가동된 KIA 불펜진은 총 5와 3분의 1이닝 동안 6점을 더 내줬다. 경험이 적은 투수들이 고전한 건 계산이 선 지점이다. 문제는 필승조다. 전반기 내내 빼어난 투구를 보여준 좌완 2년 차 셋업맨 최지민이 박준영에게 선두 타자 동점포를 허용했다. 6-6 동점이었던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정해영은 1사 뒤 호세 로하스에게 볼넷, 강승호에게 내야 안타를 맞은 뒤 허경민과 김인태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밀어내기’로 실점했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다른 셋업맨 장현식도 박준영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추가 1실점했다. 최근 KIA가 치른 8경기에서 실점이 없는 불펜 투수는 1명도 없다. 3연패가 시작된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도 ‘불펜 에이스’ 임기영이 9-9 동점이었던 8회 말 이재현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예견된 과부하다.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이의리도 손가락 물집 탓에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최근 8경기에서 대체 선발만 두 차례 들어갔다. 선발 투수가 6이닝 이상 막은 경기는 한 번(7일 두산전 양현종) 뿐이다. 안그래도 가장 체력 저하가 큰 시점에 불펜진에 과부하가 생기고 있다. 정해영도 팀 연승 기간 포함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지만, 15일 두산전에선 유인구 위주에 피해하는 투구를 주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16일 예정된 두산 홈경기까지 비로 순연됐다. 잔여경기 일정은 점점 빡빡해지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17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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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타율 3위도 놀란 윤영철 체인지업, 문동주 강속구에 맞불

KIA 타이거즈 좌완 투수 윤영철(19)이 주 무기 체인지업을 앞세워 ‘기교파 투수’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윤영철은 올 시즌 20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8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5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다. 야수 실책 탓에 실점이 늘었고, 타점 득점 지원은 1점도 받지 못했다. KIA가 2-12로 완패하며 윤영철은 시즌 6패(8승)째를 당했다. 비록 패전 투수가 됐지만, 윤영철의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특히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 승부가 눈길을 끌었다. 보통 좌투수의 체인지업은 역회전이 걸려 좌타자 몸쪽 방향으로 휘며 떨어진다. 제구가 흔들리면 장타를 허용하거나 사구를 내줄 가능성이 높다. 윤영철은 좌타자 상대 몸쪽 체인지업 구사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만큼 제구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다. 윤영철은 1회 초 2사 2루 위기에서 상대한 좌타자 문보경에게 0볼-1스크라이크에서 몸쪽에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을 끌어냈다. 배트를 크게 돌린 문보경은 바로 놀란 표정을 지어 보이며 윤영철을 바라봤다. 윤영철은 3구도 같은 코스 체인지업을 던져 파울을 유도했다. 결국 이 승부에서 포수 파울 플라이를 유도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윤영철은 2회 선두 타자로 상대한 LG 간판타자 오지환에게도 초구에 낮은 코스 몸쪽 체인지업을 던졌다. 오지환의 배트가 허공을 갈랐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번갈아 2개씩 보여준 윤영철은 5구째 높은 패스트볼(직구)로 오지환을 삼진 처리했다. 7일 기준으로 리그 타율 3위(0.334)에 올라 있던 홍창기도 3회 초 승부에서 2구째 윤영철의 체인지업에 크게 헛스윙한 뒤 잠시 그를 응시했다. 허를 찌르는 공 배합에 깜짝 놀란 타자의 모습.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메이저리그(MLB)에서 종종 연출한 장면이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수상 이력이 있는 좌타 거포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는 2020년 9월 20일 류현진과의 3회 말 승부에서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마운드를 응시하며 감탄사를 남기기도 했다. 추신수(SSG 랜더스)도 MLB에서 뛰던 시절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내야 땅볼로 물러난 승부를 전하며 예상하지 못한 공 배합이었다고 돌아봤다.윤영철은 고교 시절 독학으로 체인지업을 연마했다. 가장 많이 찾아본 영상이 류현진의 투구 모습이었다고. 그는 현재 좌타자를 상대로도 주저 없이 체인지업을 구사할 만큼 자신의 제구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윤영철은 2년 차 우완 투수 문동주(19·한화 이글스)와 신인왕을 두고 경쟁 중이다. 문동주는 이닝 관리 차원에서 지난 3일 LG전을 마지막으로 정규시즌 등판을 마쳤다. 성적은 8승 8패·평균자책점 3.72. 윤영철은 11일 기준으로 8승 6패·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초반 역대 국내 투수 최고 구속(160.1㎞/h)을 경신한 문동주가 조금 더 강한 인상은 남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윤영철의 체인지업도 타자에겐 문동주 강속구 만큼 공략하기 까다로운 공이다. 무엇보다 운영철은 그의 공 배합을 보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마치 류현진처럼 말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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